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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Talk

퇴직 후 색소폰 배우기

by silverGen 202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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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 색소폰 인수가 급격히 늘었다.
하고 많은 악기 중에 동호회라는 간판과 함께 하는 악기는 감히 색소폰뿐이다.
미스, 미스터 트로트 열풍으로 남녀노소 없이 트로트에 매료되었다.
특히 가수 정동원, 오유진, 공소원 등이 멋들어지게 부는 색소폰에 대중은 환호했다.

 

1. 색소폰이 사랑받는 이유

 

번쩍번쩍 요란한 장식품 덩어리인 색소폰을 안고 있으면 그야말로 폼 난다.
특히 여성에겐 섹시함이 더해지는 것 같다.

 

2. 고가의 악기

 

골프세트처럼 브랜드며 가격을 얘기할 때 어깨 뽕이 올라간다.

초보자는 좀 저렴한 악기로 시작해도 될 텐데, 실력이 올라가면 어차피 더 좋은 거 찾게 된다며 처음부터 고가의 명품 악기를 고집한다.

 

3.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개인용 반주기의 등장으로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악기소리만 삑삑 나면 듣기가 좀 괴로울 수 있다.
하지만 좀 틀리더라도 멋진 밴드 음악이 흘러가고 있으면 뭔가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스포츠든 악기든 안 되는 부분을 계속 연습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다.
처음엔 동호회에서 배우기보다 전문가에게 개인레슨을 꼭 받기를 권한다.

 

4. 음주가무를 주도하다.

 

처음 소리 내기는 쉽지 않다.
입술도 헐고 양쪽 볼도 아프고 심지어 윗니 빨도 얼얼하다.
손가락 어깨 호흡 다 문제다.
그러나 이 기간이 지나고 악보를 보며 소리를 낼 수 있게 되면 나름의 희열이 있다.
그러면 기교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음악과 알코올로 음주가무를 주도하기에 딱이다.

 

5. 보편화된 버스킹

 

버스킹이 보편화되어 어디서나 펼쳐놓고 빵빵한 소리로 주목받기 좋다.
우리의 정서가 워낙 크고 빵빵한 소리를 좋아한다.
부드럽고 섬세한 소리보다 크고 화려한 소리에 박수가 터진다.
반주기와 음향장비가 흔해져서 야외 어디서나 펼치고 판을 벌이기에 좋다.
수준 높은 대한민국의 음악 실력은 세계에서 단연 탑이다.

 

6. 분화하는 동호회

 

뜻 맞는 사람들끼리 장소를 임대해 동호회를 꾸린다.
독주보다는 함께 소리 내면 내 결점이 좀 감추어지며 효과가 배가 된다.
나는 좀 약해도 내 팀이 수준 있으면 나도 덩달아 수준 있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어울리다 보면 꼭 틀어지고 비뚤어진다.
몇몇이 작당하여 따로 동호회 연습실을 꾸린다.
그렇게 나가고 분화하면서 한 동네에만도 동호회 간판이 여남은 개 된다.

 

7. 교회에서 보는 색소폰

 

이 악기가 소개된 초기에는 악기 중 가장 음탕한 악기라고 천대받았다.
이름부터가 그렇다.
사실 프랑스의 Saxo라는 사람이 클라리넷을 변형하여 개발한 목관악기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체로 sex폰이라 발음하고 그런 줄 안다.

대부분 서양 악기는 클래식 용으로 소리가 굽거나 휘지 않고 일정하다.
그런데 이 색소폰은 소리를 마음대로 굽히기도 하고 끌어당기기도 한다.

꺾기도 하고 돌리기도 한다.


정확하지 않은 음정으로 사이비 같은 느낌도 든다.
교회에서는 ccm이라는 이름으로 가요처럼 즐기는 복음송이 자리를 넓혔다.
색소폰을 들고 단상에 올라가는 목사님도 생겼고, 색소폰 유튜브 하는 목사님 선교사님도 생겼다.
모든 악기로 찬양하라 했기에 변명의 여지는 없다.

트로트 열풍에 그들과 똑같이 노래는 못 불러도 대체해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색소폰만 한 게 없다.
퇴직 후 운동 하나 악기 하나는 필수이다.
단. 하기를 마음먹는다면 꼭 전문가에게 레슨을 받으시라.

시야가 다르고 세상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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