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트럭 운전기사 수입은 얼마?
화물트럭연대 파업으로 한 때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얼마나 처우가 안 좋으면 저럴까.
혹은 배부른 투정이라는 말이 많았다.
귀족노조라며 때려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있었다.
하여 여기 수입이 천만 원을 상회한다는 질투와 부러움도 있는 화물트럭 운전기사의 수입을 해부해 보겠다.
김 씨는 택배트럭, 생수배달트럭, 우체국 간선, 쿠팡간선, 레미콘 등 여러 운전직을 알아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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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성전자 취직?
어느 날 상냥하고 지적인 물류운송 회사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삼성전자에서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기사를 모집한다고.
월급 500만 원에 유류비와 고속도로 통행료는 회사에서 지원한단다.
아.. 삼성이 나의 성실함을 알아봐 주는구나.
감동과 황송함이 당장 인터뷰를 보겠다고 했다.
서울의 그럴싸한 빌딩에 제법 많은 직원이 깔끔하게 근무하고 있었다.
상황판에는 수백 명의 기사 명단과 차량 번호로 빼곡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유명 대기업의 이름들이 각 기사들의 이름과 나란히 기록되어 있었다.
한 간부가 자기 조카도 이 삼성전자 기사에 들어갔단다.
그렇게 좋은 자리이니 뺏기지 말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옛날 종로에 판을 깔아놓고 돈 내고 돈 먹기 투전판에 삐끼들이 호구 하나 잡아 부추기는 것처럼 말이다.
차가 없다고 하니 걱정 말란다.
마침 회사 보유차 1대가 나와서 분양할 수 있단다.
저 많은 기사들을 보라.
차도 없고 자리도 없는데 김 씨는 딱 운이 맞아떨어진 거다 라며...
트럭 소유주가 되고 월급이 500만 원이란다.
게다가 유류보조금 월 50만 원 내외, 부가세 월 50만 원 내외가 부수입.
삼성 공장과 부산항으로 정해진 코스만 다니기에 스트레스 없이 운전만 하면 된다.
회이트칼라의 경력은 퇴물이 된 마당에 월 600이면 괜찮지 않은가.
김 씨는 자신의 성실함을 알아봐 준 사원의 선한 이미지에 고마움을 느꼈다.
누굴 등쳐먹을 목소리나 인격이 아니다.
자신처럼 선하고 착한 사람이라 직감적으로 알았다며 믿고 계약을 진행했다.
대출도 힘들게 연결해 잘 해결되게 도왔고, 멀리서 오시느라 고생했다며 밥도 사주었다.
1억 대출에 이게 맞나 하는 마음에도 2,3년만 잘 모으면 갚을 수 있겠다 싶었다.
운전 연수도 받고, 사업자 등록도 하고, 화물운송 자격증도 내고 후불주유카드와 고속도로 하이패스 카드와 단말기 설치에 1달이 훌쩍 지났다.
삼성의 보안교육도 받고 나니 이제 운전하란다.
한 두 달 하며 수입과 지출을 따져보니 이제 슬슬 진실을 알고 열받을 때가 됐다.
2. 삼성전자는 허울뿐.
그러나 삼성전자는 허울뿐이었다.
운송회사가 삼성의 물류를 맡아주기로 계약을 맺은 것뿐이고, 물류회사의 기사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다른 기사들이 포기하고 버리다시피 한 트럭을 중고로 팔아먹는 것이다.
거기다 영업용 반호판을 임대해 주며 임대료로 월 30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 지입차 자영업자가 되는 것이다.
속 터지는 것은 중고차의 상태는 겉만 멀쩡하지 속은 엉망이었다.
수시로 경고등 뜨고 하부의 덜거덕 거리는 소리와 주행 중 요동도 심하고.
김 씨는 대형 트럭이 원래 그러가보다 했지만, 정비소 갈 때마다 이것저것 문제 투성이임을 가로 늦게 발견했다.
운송회사에 화를 내고 따졌지만 때 늦은 투정이었다.
허름한 중고차 하나 3~4천에 후려쳐서 호구가 나타나면 그럴싸한 자리를 붙여서 자리값, 관리비 운운하며 1억에 가깝게 떠 넘기는 것이다.
수리비만 500만 원 이상 들었고, 수리로 인해 일을 못한 날만큼 또 수입은 없었다.
세상 물정 모르고 퇴직한 착하고 순한 김 씨와 같은 사람이 부지기수로 많다.
화물트럭의 수입이 월 1,000만 원을 넘는다는 것은 모든 비용을 운전자가 다 책임지는 것으로 운송 당 비용을 받는 방식이다.
유류비와 통행료가 거의 50%를 차지하면 실제 수입은 500~600 정도이다.
월급처럼 정해진 금액을 받는 것을 완제라고 하며 운송회사에서 주는 오더를 군소리 없이 하는 것이다.
3. 수입은 비슷하니 지출을 따져보자.
- 대출 결제 200만 원
- 보험 50만 원
- 차고지주차 25만 원
- 지입료 33만 원
고정 지출이 벌써 300만 원이 넘는다.
부수입이라고 뻥치던 부가세는 6개월마다 다 토 해내야 한다.
또 다른 부수입 유류보조금은 요소수와 밥값으로 쓰면 딱이다.
대출 없고 자기 소유 번호판인 기사들에겐 괜찮은 조건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좋은 기사는 전체의 10%도 안된다.
4. 남는 순수익이 200만 원.
그나마 수리비 지출은 고정이 아니라 포함 안 됐다.
밤낮없이 달리고 차에서 자고 하면서 얻는 수익 치고는 형편없다.
5년 후 대출금을 다 갚게 되면 좀 낫다.
그러나 대형차일수록 주행거리가 많고 험하게 달리기에, 새 차일 경우라도 바꿔야 할 때가 다가온다.
귀족노조라고 부르는 것은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화물차의 역할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의 역할과 노고에 맞는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전국의 수많은 운전기사와 그 가족들의 안전과 행복이 G7에 근접한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은 날이 속히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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